콩과의 retama는 이슬람교도들이 다스리던 이베리아반도의 안달루시아 아랍어로 '묶다'라는 뜻인 رتم(ratam)에서 유래했다. 스페인왕립학술원 스페인어사전(DRAE)이 묘사했듯, retama의 "회녹색이고 약간 각이 진 가늘고 길고 유연한 가지를(ramas delgadas, largas, flexibles, de color verde ceniciento y algo angulosas)" 묶는 데 사용했기 때문이다. DRAE는 retama를 높이가 2- 4 미터이고, 잎은 거의 없는데 작고 피침형이고, 노란 꽃은 총상꽃차례로 달리고, 열매는 둥근 꼬투리 속에 검은 씨앗이 한 개 들어 있고, 빵을 굽는 화덕에 유용한 땔감으로 쓰는 콩과의 떨기나무(관목)으로 뜻을 풀이했다.


https://www.gbif.org/occurrence/6251825842

https://www.gbif.org/occurrence/4921462600



https://www.gbif.org/occurrence/5890300795

https://www.gbif.org/occurrence/4936841164

https://www.florandalucia.es/index.php/retama-sphaerocarpa

https://www.gbif.org/occurrence/6129960876
retama의 학명은 Retama sphaerocarpa (L.) Boiss., 1840이다. 종소명 sphaerocarpa(스페로카르빠)는 '둥근'이란 뜻의 고대 그리스어 σφαῖρα (sphaira 스파이라)와 '열매' καρπός (karpos 카르포스)의 합성어에서 유래했다. '열매가 둥근'이란 뜻이다. f라틴어 학명은 '열매가 둥근 묶는 데 사용한 식물'이란 의미이다.

린네가 1753년에 Spartium sphaerocarpum으로 명명했는데, 즉 Spartium(골풀금작화) 속으로 분류한 것을 에드몽 부아시에가 Retama(구슬금작화) 속으로 재분류했다. 골풀금작화는 열매 꼬투리가 납작하게 길쭉하고 씨앗이 여러 개이고 익으면 두 갈래로 갈라지며 터지는 반면 구슬금작화는, 위 사진에 보듯, 열매 꼬투리가 둥글고 씨앗이 한 개만 들어 있고 익어도 꼬투리가 터지기 않기 때문이다.

https://www.plantasyhongos.es/herbarium/htm/Spartium_junceum.htm
retama는 이베리아반도의 스페인과 포르투갈과 북아프리카의 모로코, 모리타니, 알제리, 튀니지가 원산이다. 우리나라에 없어 한국어 명칭이 없지만, 유럽에서 귀화한 우리나라 콩과의 금작화(양골담초, Cytisus scoparius (L.) Link 서양의 골담초란 뜻)와 유사한 점이 있어 명칭을 빌려 명명했다. 열매가 둥글다는 학명의 종소명을 반영하여 '구슬금작화'라는 이름을 지었다.

https://www.gbif.org/occurrence/5064043026

https://www.gbif.org/occurrence/6195488704
retama 구슬금작화는 세르반떼스의 ≪돈 끼호떼 Don Quijote≫(1605)에 등장한다. 25장에 돈 끼호떼가 시에라 모레나 산속에서 둘시네아에게 충성을 증명하기 위해 미친 기사의 고행을 하며, 그녀에게 서신을 전하러 간 산초 빤사가 돌아올 길을 잃지 않도록 구슬금작화를 꺾어 표시하도록 한다.
... y aun tendré cuidado de subirme por estos más altos riscos, por ver si te descubro cuando vuelvas. Cuanto más, que lo más acertado será, para que no me yerres y te pierdas, que cortes algunas retamas de las muchas que por aquí hay y las vayas poniendo de trecho a trecho, hasta salir a lo raso, las cuales te servirán de mojones y señales para que me halles cuando vuelvas, a imitación del hilo del laberinto de Perseo— Así lo haré —respondió Sancho Panza.
Y, cortando algunos, pidió la bendición a su señor, y, no sin muchas lágrimas de entrambos, se despidió dél. Y, subiendo sobre Rocinante, a quien don Quijote encomendó mucho, y que mirase por él como por su propria persona, se puso en camino del llano, esparciendo de trecho a trecho los ramos de la retama, como su amo se lo había aconsejado.
.....그리고 자네가 돌아올 때 볼 수 있도록 나는 높은 바위에 올라가는 수고를 하마. 그것보다 더 확실한 방법은, 자네가 나를 찾지 못하고 길을 잃지 않도록, 주위에 지천으로 널린 구슬금작화를 좀 꺾어 평지에 다다를 때까지 군데군데 놓아두는 것이란다. 그것들은 마치 페르세우스*의 미궁 속 실타래처럼 이정표와 표식이 되어, 자네가 돌아올 때 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산초 빤사가 대답했다.
산초는 가지를 몇 개 꺾은 뒤 주인에게 작별의 축복을 청했고, 두 사람은 눈물을 펑펑 흘리며 헤어졌다. 산초는 로시난떼 위에 올라탔는데, 돈 끼호떼는 로시난떼를 자기 몸처럼 아껴달라며 간곡하게 당부했다. 산초는 주인의 조언 대로 곳곳에 구슬금작화 가지를 뿌리며 평원을 향해 길을 나섰다.
*페르세우스(Perseo)가 아니라 테세우스(Teseo)이다. 아테네의 테세우스는 크레타섬에서 소의 머리에 사람의 몸을 한 미토타우로스(Minotauro)를 죽이고 아리아드네(Ariadna)가 준 실을 따라 미로를 빠져나왔다. 페르세우스는 헤라클레스의 증조부로 제우스와 아르고스의 공주 다나에 사이에서 태어난 반신반인이다. 페레세우스는 헤스페리데스 정원(el jardín de las Hespérides), 제우스와 헤라의 결혼 선물로 가이아가 준 황금 사과나무가 자라는 곳인데, 여기서 헤스페리데스 요정을 만나 필요한 마법 도구를 받아 메두사를 처치하러 간다. 실타래와 아무 상관이 없다.
산초가 뿌리는 retama는 금작화(양골담초, Cytisus scoparius (L.) Link가 아니라 구슬금작화 Retama sphaerocarpa (L.) Boiss일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구슬금작화는 ≪돈 끼호떼≫ 25장의 배경인 건조한 중부 지역인 까스띠야와 남부 안달루시아에 많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금작화는, 이베리아 반도 전반에 서식하지만, 구슬금작화에 비해 북서쪽에 편중되어 있다.


이 분포도는 GBIF의 관찰 기록일 뿐 17세기에는 어떤 종이 산초의 손에 잡혔는지는 알 수 없다. 구슬금작화일 것이라는 것은 추정일 뿐이고 이를 확신할 증거는 없다. 위 텍스트에서 retama는 구슬금작화이거나 금작화일 것이다. 하지만 위 DRAE가 정의한 retama는 구슬금작화이지 금작화가 아니다. 금작화의 열매는 둥글지 않고 납작하게 길쭉하다.
네이버(엣센스) 스페인어사전은 retama를 '금잔화' '금송화'로 오역했다.

금잔화는 국화과 금잔화속의 식물로 caléndula 또는 maravilla(Calendula arvensis L.)라고 한다. 금송화는 금잔화와 비슷한말이다(표준국어대사전, 고려대한국어대사전).

금작화 https://valenica.tistory.com/257
향기금작화(골풀금작화) https://valenica.tistory.com/260
털금작화 https://valenica.tistory.com/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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