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날이 꿀꿀하더니 결국 어제 비가 왔다. 장맛비처럼 세차게 내렸다. 오늘 아침 잔뜩 찌푸리고 있다. 태양의 나라, 뜨거운 햇살이라는 스페인 지중해는 거짓말이 된 지 오래이다. 독일에서 지중해를 찾은 청년, 겨울에 늘 볕이 쨍쨍 내리쬔다고 했는데, 웬걸 독일보다 더 흐리고 비가 잦다며 일정을 단축하고 툴툴거리며 본국으로 돌아갔다는 얘기를 들으며, 관광객들 때문에 집값이나 물가가 오르는 불편한 주민으로서 관광객이 줄어들면 반갑지만 툭하면 비를 뿌리며 지분대는 날씨는 즐거울 까닭이 없다. 할렐루야. 이란 대 미국과 이슬라엘의 전쟁도 할렐루야.
하느님을 찬미한다는 할렐루야는 스페인어로 aleluya 알렐루야인데 식물이면 괭이밥과의 '괭이밥'이다. 고양이의 밥이다. 고양이의 밥은 생선이나 고기이겠지만 소화가 안 될 때나 털뭉치와 같은 이물질을 개우기 위해 이 풀을 뜯어먹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 개 풀 뜯어먹는 주장이 아니라 시중에 떠도는 이야기다. 괭이밥의 잎은 3개의 작은 잎이 모인 심장 모양이고 이 잎이 고양이 발 같아서 '괭이발'이었다가 고양이가 이 풀을 먹는 것을 알아서 '괭이밥'이 되었다고 한다.

https://powo.science.kew.org/taxon/urn:lsid:ipni.org:names:177893-2
사실 괭이밥은 시금치처럼 약간 시큼한 맛이 나는데 이는 옥살산(ácido oxálico, 영어 oxalic acid) 때문이다. 옥살산은 광합성의 부산물인 글리콜산을 산화할 때나 뿌리에서 흡수한 질소로 이미노산을 형성할 때 염기를 중화하기 위해 생성된다. 강한 산성의 옥살산 자체는 세포에 해가 되므로 섭취한 칼슘이나 칼륨과 합성해 옥살산염 결정체로 잎 바깥으로 내보낸다. 스페인왕립학술원 스페인어사전(DRAE)은 aleluya를 정의하며 '옥살산염(sal de acederas)'을 추출할 수 있다고 했다. 옥살산은 잉크나 녹물 같은 얼룩을 제거하거나 금속 세정용으로 사용했다.
어릴 때 친구들과 놀다가 클로버 같이 생긴 괭이밥의 잎을 씹었을 때 시그럽던(시던) 맛이 기억난다. 그때 괭이밥이란 이름은 몰랐고 '시금풀'이라고 했다.
괭이밥이 종교적 감탄사인 '할렐루야'가 된 데에는 두 가지 설이 있다. 가톨릭 전통이 강한 스페인에서는 부활절 전례 중에 스페인어로 '알렐루야'라고 찬송할 때는 괭이밥의 개화시기와 일치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흰 꽃 또는 노란 꽃을 보며 사람들이 '할렐루야'라고 반겼던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다. 아니면, 신맛의 옥살산염이 풍부하여 열을 내리거나 갈증을 해소하는 약재로 쓰였고, 이를 신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부른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 옥살산염을 'sal de aleluya(알렐루야의 염)'라고 부르기도 했다.
스페인왕립학술원 스페인어사전(DRAE)은 aleluya를 "괭이밥과의 여러해살이풀오 뿌리는 톱니 모양에 붉은색을 띠며, 꽃줄기에는 꽃이 한 송이씩 달린다. 잎은 세 장씩 나며 뒤집힌 심장 모양으로, 여름에 꽃이 피는데 식용이 가능하다. 신맛이 나며 이 식물에서 옥살산염을 추출한다."라고 정의했다.

aleluya의 학명은 스페인왕립식물원에 따르면 Oxalis corniculata 또는 Oxalis acetosella이다.

국립생물자원관에 의하면 Oxalis corniculata의 한국어 명칭은 '괭이밥'이고 Oxalis acetosella의 명칭은 '애기괭이밥'이다.


속명 Oxalis는 '날카롭다', '시다'는 뜻의 그리스어 ὀξύς (oxys)에서 유래했다.

종소명 corniculata(코르니쿨라타)는 라틴어 '뿔' cornu+ '작은 것'을 뜻하는 지소사 icul + '~을 가진'이란 뜻의 접미사 ata가 합성된 말로 '작은 뿔이 있는'이란 뜻이다. 괭이밥의 열매는 가늘고 긴 원기둥 모양으로 꼿꼿하게 서 있는데 작은 뿔이 돋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https://powo.science.kew.org/taxon/urn:lsid:ipni.org:names:177893-2
작은 뿔은 이란 대 미국 이스라엘 전쟁의 미사일이나 대포 같다. 아니면 발렌시아시의 라스 파야스 축제를 위해 가게 앞에 달아놓은 장식 폭죽이나 매일 오후 2시에 시청 앞에서 3월 19일까지 터뜨리는 마스끌레따 폭죽 같다.

사실 뿔, 대포, 폭죽 모양의 열매는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껍질이 뒤집히면서 씨앗을 최대한 멀리 방출한다. 종족 번식을 위한 최선의 방책이다.

https://www.florandalucia.es/index.php/oxalis-corniculata
종소명 acetosella(아세토셀라)는 라티어 식초 acetum에 지소사가 붙은 말이다. 식초처럼 신맛이 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괭이밥의 꽃은 노란색이고 애기괭이밥의 꽃은 흰색 또는 자주색이다. 괭이밥은 우리나라, 일본, 동남아시아, 인도가 원산이고 유럽, 북미, 중남미, 호주, 아프리카의 귀화식물이다.로 귀화했다. 애기괭이밥은 동서남아시아와 중국남부를 제외한 우리나라, 일본, 유럽이 원산이다.

https://www.gbif.org/occurrence/6147303783

https://powo.science.kew.org/taxon/urn:lsid:ipni.org:names:30012601-2
네이버(엣센스) 스페인어사전은 우리말 명칭을 특정하지 못하고 '알렐루야'라고 스페인어 발음을 차용하면서 DRAE의 뜻풀이 일부를 번역했다.


'직장초과의 여러해살이식물'이라고 했는데 '직장초'가 뭘까. 한국한의학연구소 한약자원센터에 의하면 괭이밥은 '초장초', '산장초', '삼엽산초'이지 '직장초'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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